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 이하 사총협)이 25일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33회 사총협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사총협은 전국 4년제 사립대학 152개교 총장으로 구성된 사립대학 협의체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등교육 정책 제안을 위한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사총협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록금 동결 정책 재검토, 규제 샌드박스 확대, ‘사립대학법’ 제정 등을 주요 요구로 제시할 계획이다.
2부 세미나에서는 각 대학 총장들이 자교의 교육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이기정 한양대 총장,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김진영 화성의과학대 총장, 한태준 겐트대 총장이 발표를 맡았다.
■ 한양대, “유학생의 취업과 기여가 생존 전략” = 한양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 유치에서 그치지 않고, 졸업 이후 취업과 정주로 이어지는 ‘글로벌 3.0’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에리카 캠퍼스에서는 외국인 대학원생이 전체 연구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발표한 논문 중 70% 이상이 Q1 저널에 실릴 만큼 질적 성과도 뛰어나다. 매 학기 30여 개 대기업이 외국인 유학생 대상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며, 해외 동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정 기여도 확대되고 있다.
이기정 총장은 “외국인 유학생을 단지 등록금 수입원으로 볼 것이 아니라, 대학의 연구역량과 재정, 국제적 브랜드까지 함께 끌어올릴 자산으로 봐야 한다”며 “10년 뒤 모교에 더 많은 기부금을 내는 이는 한국 학생이 아니라, 해외 졸업생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국제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지역대학일수록 그 효과는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기술교육대, “AI 교수, AI 강의실로 미래 교육 혁신” = 한국기술교육대는 ‘AI 기반 교육 혁신’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AI 학습 분석 시스템과 AI 휴먼 프로페서, AI 코치 등을 도입해 미래형 교수법을 실현하고 있다.
강의실에는 360도 카메라와 AI 분석 툴을 설치해 교수의 발화와 학생 반응을 실시간 분석하고, 데이터 기반 피드백을 제공한다. 교수들에게는 챗GPT 프로 계정과 고성능 노트북을 지급해 AI 기반 수업 실험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AI와 교수의 협업이 학습 효과를 높인다는 실험 결과도 도출됐다.
유길상 총장은 “기술은 하이테크, 교수는 하이터치를 담당해야 한다”며 “AI는 교육의 파트너이지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화성의과학대, “공간이 의식을 바꾼다…주거 중심의 대학 실험” = 화성의과학대는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공간 혁신’을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과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기숙사 대신 지역 내 미분양 행복주택을 확보해 ‘레지덴셜 칼리지’로 전환하고, 학과 역시 바이오헬스케어·라이프스타일테크·서비스디자인 등 수요 기반의 신설학과로 전면 개편했다.
기존 재학생의 중도탈락률이 높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리큘럼과 교수진까지 전면적으로 재설계했고, 그 결과 최근 3년간 신입생 충원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진영 총장은 “공간을 바꾸니 학생들의 태도도 바뀌었다”며 “대학이 학생을 품는 방식이 달라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외국 대학의 위협 아닌 기회” = 최근 외국 명문대의 국내 진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 송도에 캠퍼스를 둔 벨기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GUGC)는 5000명 규모로 성장하고 있으며, 졸업생들의 취업 질도 높아 국내 대학에 적지 않은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한태준 총장은 “과거에는 별 위협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졸업생의 취업 성과와 학업 만족도가 높아 국내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유학생은 물론 내국인 학생마저 뺏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 대학의 국내 진출은 고등교육 국제화의 한 흐름이자, 지역대학에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참석한 총장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됐으며, 현장에서 실질적 참고가 될 만한 교육 혁신 사례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전문출처: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78159